기아의 대형 전기 SUV ‘이브이나인(EV9)’은 첫인상부터 강렬하다. 국내 최초로 3열 좌석을 갖춘 전기 SUV로, 지난달 국내에서 192대가 판매되며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해외 시장 중심으로 판매된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최근 국내에서도 가족용 전기차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대형 SUV의 위압적 존재감
EV9 어스 4WD 모델은 전장 5010mm, 전폭 1980mm, 무게 2.6톤에 달하는 대형 SUV다. 기자는 키 165cm의 여성 운전자로서 처음 차량을 마주했을 때 그 크기에 놀랐지만, 막상 운전해 보니 부드러운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안정된 주행 성능
비 오는 새벽, 서울에서 경기도 남양주까지 왕복 약 60km를 주행했다. 예상 외로 EV9의 승차감은 매우 매끄러웠다. 전기차 특유의 조용함과 진동이 적은 주행감 덕분에 차량 크기를 거의 의식하지 않게 되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약 5초가 걸렸으며,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차량은 코너링에서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차량 내부의 다양한 운전 지원 기능도 큰 도움이 되었다. 스티어링 휠 아래에 위치한 기어 레버는 직관적이었으며, 운전 중 전방 시야를 방해하지 않았다. 또한, 앞 유리창 하단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차량 속도, 배터리 잔량 등의 주요 정보를 제공해 시선 분산을 최소화했다.
가족용 패밀리카로서의 강점
EV9은 패밀리카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2열 좌석은 90180도 회전이 가능해 유아용 카시트를 설치하거나 제거할 때 편리하다. 최대 67명이 여유롭게 탑승할 수 있는 3열 구조는 장거리 가족 여행에도 적합하다. 사륜구동 모델 기준으로 최대 454km 주행이 가능해 전기차로서의 실용성도 뛰어나다.
가격과 시장 평가
다만, 가격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EV9의 기본 모델 가격은 7337만~8163만원으로,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1억원에 근접해 고가 논란이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보기 드문 대형 전기 SUV라는 점은 매력적인 강점이다.
결론: 캠핑과 가족 여행을 즐긴다면 좋은 선택
아이를 둔 가족이거나 캠핑과 여행을 자주 즐기는 소비자라면 EV9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차량이다. 여성 운전자에게도 크기에 비해 부담스럽지 않은 주행 성능을 제공하며, 패밀리카로서의 장점이 뚜렷하다. EV9은 전기차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대형 SUV로 주목받을 만하다.